와우 클래식 하드코어 1일차 생존기(죽기)

와우를 시작했다. 클래식을 하다가 하드모드로 넘어간게 아니다. 그냥 재밌어보여서 냅다 시작한거다.

암것도 모르는 상태로 험한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 공략 검색도 웬만하면 안 하기로 했다.

시작하기 전에 너무나 두근두근하게... 무슨 직업이 있는지, 무슨 종족이 있는지 알아보고 고심끝에 인간 사제로 골랐음. 머리도 아 저 중에 뭐할까 하면서 한참 고민했다. 닉네임은 음 나름 또 이 세계관과 어울리면서 나라고 표현할 수 있는 걸로 하자 싶어서 '호냐' 라고 지어줬다.

물론 다 의미없는 짓이었다.

 

레벨 3에 처음으로 마주한 시체... 잠시 애도함. 그리고 아니 여기서 죽을 수가 있나? 하는 안일한 생각 시작

헉 토끼 귀여웡 하고 보다가 잘못 눌러서 죽여버림........ 울엇따

광산 굳이 안 들어가도 됐지만 그냥 맨 안 쪽엔 모가 있나 궁금해서 들어가봤는데 상자가 있어따

처음 보는 궤짝이라서 두근두근 짱 신나서 열었다. 너덜너덜한 망토가 나왔는데 그거마저도 기쁘고 설렜음

아직은 스샷도 마니 찍음. 저건 저렇게 커다란 나무를 저렇게 조그마한 분이...?????? 하면서 놀래서 찍음

렙업도 순조롭고 퀘스트도 잘 풀렸다. 길도 안 잃구 잘 살았다.

내가 사제를 고른 이유는 지나가는 사람들 선의로 도와주고 뿌듯함을 느끼기 위해서였음. 그래서 보이는 사람들마다 버프창 확인하고 인내 버프를 걸어줬다. 감사 감정표현을 하시는 분들도 있었고 본인 버프를 걸어주시는 분들도 많았다. 그냥 지나치는 사람도 많았지만 딱히 뭘 바라고 한 건 아니고 걸어준 것 만으로도 뿌듯했기에 아기사제는 행복했다고 한다

채팅창 봐야하니까 사진 크게

옆에 계시던 분이 죽었다... 갑작스러운 사망에 화들짝 놀라 같이 시작한 친구에게 귓말을 보냈다.

그리고 이건 호냐의 생전 마지막 스샷임

 

멀록. 개자식. 투명물약 만들겠다고 해초? 여튼 멀록 잡으러 갔는데

멀록이 물 속에 있어서 안 보였단 말이에요. 그렇게 빨리 젠 될 줄 몰랐어요 왜 아무도 옆에 없었나요 멀록이 세 마리가 된 순간 아 이건 망했다. 에바야. 에바다. 큰일이다. 외치면서 뒤로 돌아 도망갔다

그런데 도망 루트를 봐두지 않고 사냥한게 잘못이었을까 달리는 곳마다 또다른 멀록과 늑대가 있었다. 소리지르면서 도망갔는데 진짜 살 수 없었다...........

죽고나서 죽었다고 귓말을 보낸 뒤 나의 잘못이 뭔지 생각해봤다.

일단 제대로 정찰도 안 하고 놈을 치러 갔고, 도주로도 파악하지 않았다. 목숨이 이렇게 쉽게 위험해지는 거라고 생각 안 했다. 다른 RPG는 시작하면 즉시 회복 물약도 퍼주고 죽어도 살아나니까 하하. 그러나 나의 첫째딸은 살 수 없었다. 자힐이 있으면 뭐해 힐 캐스팅 성공전에 죽었는데

 

근데,

난 반성을 덜 했다.

 

하드코어잖아! 죽는 건 당연한거야! 허무하지만 다시 하면 되지! 하고 '호냐냑'을 만들었다. 물론 인간 사제로 똑같이.

똑같은 곳에서 시작해서 똑같은 퀘스트를 하니 머리에 동선이 있어서 훨씬 빨랐다. 그리고 나보다 몇 시간 늦게 시작한 친구가 도와줘서 그때부터 퀘를 같이 밀었다. 파티로 다니니 든든했다.

 

그리고, 멀록이 또 날 죽였다.

친구인 마소징은 흑법이었고, 둘 다 혼자 할 때보다 빠른 사냥 속도에 그만.. 방심해버려 멀록이 여러 마리 생성되는 그.. 강 안 쪽 지대에 자리를 잡고 사냥을 하고 만 것이다. 그렇게 여러 마리가 젠 되고 처음엔 괜찮았으나 한순간 위기에 몰리게 됐다. 힐 어그로 수치가 굉장히 높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친구가 위험해보여서 힐을 한번 썼더니 주변 모든 놈들이 나에게 달려왔다. 멘탈이 나가서 도망갔는데, 역시 얼마 못가 죽었다.

두 번 죽으니 완전히 멘탈이 나갔다. 처음엔 아 그럴 수 있지 했는데 애정으로 키운 두 딸이 같은 놈한테 죽으니 멀록은 아주 그냥 내 와우 삶의 원수가 되었다.

다행스럽게도 마소징은 목숨을 부지했다. 그러나 친구를 잃었지.

 

...

 

난 포기할 수 없어서 호냐냐냑으로 새삶을 시작했고 친구가 처음부터 같이 다른 직업으로 키워준다고 했다.

멘탈이 나가 이왕 이렇게 된 거 직업을 바꿔보자 싶어서 인간 법사를 골랐다. 사제로는 힘들게 잡던 몹이 썰려나가는 걸 보며 이래서 마법사가...! 따위의 생각을 했다.

성기사 + 마법사 조합은 아주 성공적이었고 우리는 수박밭과 포도밭 사이 그 광산으로 갔고, 코볼트 따윈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광산 안 보스에게 죽었다. 보스인가? 광산을 그렇게 갔는데도 본 적이 없는 10렙짜리 몹이었다. 우린 10렙도 아니었고 마주친 순간 튀었어야 했는데 그간의 근자감이 보스를 공격하고 말았고... 둘 다 사이좋게 죽었다.

 

시간은 새벽. 사망한 성기사는 게임을 떠났고

나는 나이트엘프 사냥꾼을 만들었는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죽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엘 시작마을은 개노답이었다. 맵도 개 크고 무슨 퀘 하나 받으러 등산 해야하고 주변엔 그 누구도 없고 이게 뭔ㄱ ㅏ싶었는데 맵이 그지같아서 다들 다른 시작마을 가서 키운다더라.

난 그걸 극복하고 8렙정도까지 잘 키웠는데, 죽었다. 뭐 하다가 죽었는지도 모르겠다. 그치만 떠나보냄

 

딸을 셋이나 보내고......

끌 줄 알았죠? 하지만 첫 날의 집념은 넷 째를 만들기에 이르렀는데

 

노움 마법사를 만들었읍니다. 시간은 평일 새벽 3시(수요일에서 목요일 넘어간 새벽). 그 누구도 없어서 외롭게 서리갈기부족의 동굴을 털었다. 나는 세 번 죽어서 두려움이 커졌기 때문에 그냥 멀리서 눈이 마주치는 모든 놈들을 다 죽였다. 틈만 나면 도주로를 체크했고 어디로 걸어야 가장 안전할 지 살피게 됐다.

동굴 안의 무슨 이름 특이한 놈까지 혼자 쓸고 그 옆에 궤짝도 열고 안전한 사냥.

던 모로의 경치를 즐기며 이곳저곳 다녔습니다. 나엘 시작 마을이랑은 다르게 동선이 괜찮았거든여. 그리고 마의 7레벨을 넘어 8레벨 도달. 그리고 여차저차 퀘를 따라갔는데... 엥? 도착한 마을이 먼가 내가 뭘 할 수 없는? 개짱센? 마을이었다. 퀘를 빠뜨린건지 레벨에 비해 높은 곳까지 와버렸음. 마을 이름 까먹음ㅋㅋㅋㅋ

 

그리고 정신 차리니 새벽 4시 40분.. 5시에 점검한다고 서버 다운된대서 급하게 끄고 잤다. 아까 같이 하던 마소징 렙이 얼추 비슷해서 이왕 이렇게 된 거 인간을 바글바글한 숲으로 넘어가서 친구랑 하면 될 것 같았다.

 

이런 게임인 건 알고 시작했지만 마음이 넘 아프고 허탈했다 ㅋㅋ 아니 애지중지 사람도 만나고~ 어? 퀘도 잼게 하고~ 열심히 뛰어다닌 시간이 다 어디갔냐 그말이야. 하지만 게임은 너무 재밌더라.

나의... 죽어버린 호냐 호냐냑 호냐냐냑에게 애도를...